이상하리만큼 학창시절의 사진이 없는 편인데.. 하기사 그때야.. (지금은 아무도 들고 다니지 않는) 흔해 빠진 디카 하나 없던 시절.. 어딘가 MT 라도 다녀 오고 나면, 필름 카메라로 한장 한장 찍은 사진을, 사진관 혹은 현상소에 맡겨 인화한후, 한장 한장 스프링 노트에 붙여.. 수업시간에 돌리면.. 사진을 찾고 싶은 사람은 자기 학번과 이름을 사진 아래에 적어 넣던… 뭐 그랬던.. 지지리도 궁상인 시절이었으니까.. :p
그런데 그 사진 붙은 스프링 노트라는게 얼마간 돌고 나면 어딘가로 없어지기 일쑤 였고.. 이름만 적어두고는 사진은 찾아가지도 않는 녀석들이 태반인데다가… 필름을 가진 카메라맨도 잔돈 처리에 지쳐 인화를 더 하는지 마는지..
책상을 뒤적이다가.. 책상 뒤 창가에 떨어진 액자를 만났다. 잊고 있었던건 아니니까.. 사실 뭐 대수로울 것도 없다. 창가 구석에 쳐 박혀.. 사진이 조금 바래 버렸네.. 내 주변 머리로 이런 사진을 액자에 담았을 리는 없고.. 영호가 선물로 주었었지. 무려 14년이 흘러.. 책상에 앉아.. 아이폰으로 사진을 사진 찍었다. 날 잡고, 서랍속, 그시절 다이어리속 모두 뒤져 한꺼번에 스캔이라도 해 둘까?…
이제 막 고교 졸업한 꼬꼬마들에게, OT 전날, 술을 떡이 되도록 먹여, 아마 이 신입생 과OT… 신입생들 몇명 못 왔을꺼다. ㅋ. 아무튼 그 사람들 참 순박해 보이네.. 어쩜 저리 그시절 그 사람들 같냐.. 영호가 준 액자엔, 이 사진 뒤에 사진 하나가 더 숨겨져 있는데.. 이 사진을 발견한 건 액자를 받은 뒤.. 그러니까 한참 더 뒤 였다.
나는 왜 저 녀석들과 함께 스타킹을 쓰고 있었을까? ㅋㅋㅋㅋ 정말 아무리 생각해 내려 해도 기억이 나질 않아!!
스타킹 사진의 뒷면에 저렇게 적혀 있다. 스물 네번째 생일… 몇일 전 나는 서른네번째 생일을 보냈고… 그리고 경찰이 된 빵오는 내년 1월에 장가를 간다.